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사격 혼성 50m 소총 복사에서 금은동을 싹쓸이 한 이장호(가운데)-박진호(왼쪽)-황정민(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사격이 아시안패러게임(APG) 한 종목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본선 8위로 가까스로 결선에 오른 이장호(37·청주시청)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장호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PG 사격 혼성 50m 소총 복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4발 합계 248.2점을 기록,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박진호(49·강릉시청·247.5점), 동메달은 황정민(44·경기도장애인체육회·227.0점)이 차지했다. 한국 선수 3명이 시상대를 독차지한 것이다.
한국 장애인 사격이 한 종목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쓴 것은 2010 광저우 APG에서 이주희·박세균·서영균이 혼성 50m 권총(P4·SH1)에서 메달을 싹쓸이 한 뒤 16년 만이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사격 혼성 50m 소총 복사에서 금은동을 싹쓸이 한 이장호(가운데)-박진호(왼쪽)-황정민(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이장호의 우승은 극적이었다. 본선 8위로 결선행 막차를 탔던 이장호는 결선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며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혼성 50m 소총 복사 결선에는 남녀 선수 8명이 출전한다. 10발까지 모든 선수가 사격한 뒤 12발째부터 2발마다 최하위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선수가 24발째에 금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결선은 한국 선수들의 치열한 집안싸움이었다. 초반에는 박진호가 12발까지 선두를 지켰고, 이후 황정민이 13·14발 사격을 마친 뒤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발째에는 4위 완니파 르앙위라이(태국)가 탈락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메달 싹쓸이가 확정됐다. 당시 이장호가 206.7점으로 선두에 올랐고, 박진호(206.6점)와 황정민(206.5점)이 각각 0.1점, 0.2점 차로 뒤를 쫓았다. 금메달의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었다.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사격 혼성 50m 소총 복사에서 우승한 이장호. 사진=공동취재단
22발 사격을 마친 뒤 황정민이 3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이어진 금메달 경쟁에서 이장호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마지막 24번째 발에서 10.4점을 쏘며 박진호를 0.7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장호와 박진호는 사흘 만에 메달 색깔을 맞바꿨다. 앞서 19일 열린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에선 박진호가 은메달, 이장호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장호가 박진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장호는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했고, 2024 파리 패럴림픽 2관왕 박진호는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첫 APG에 출전한 황정민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기쁨을 누렸다.